구월    

구월    

거리가
온통 흔들리고
있습니다

구월에 부는
바람 때문입니다

단풍은
유난히 빠른
진행을
보여

설악의
허리께를 두르고
있다는군요

마음 온통
물들이고 있습니다
구월에 편지
때문입니다

반도의 서쪽
금강이 관류하는
강어귀에

짙은
안개가 뿜어내는
흐린 시야에도

마음은 벌써
가을에 물들고
말았습니다

, 여름,
가을, 겨울
나누인 계절이
있어

가을에 더더욱
절실해진 만남의
과제를

바람이었다가
흩어지는
안개

혹은,
계절을 채색하는
물감쟁이
구월이

그리다만
그림을 팽개쳐
두고

아무런
부추김 없이
저물어 가는
구월,

구월의
마지막 저녁
입니다   

김옥남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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