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를 말한다

독수리를 말한다

그러니까

독수리는
산 것을 먹지
않는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죽은 짐승의 시체만
먹는다

하늘의
제왕帝王이지만
겁을 주지도
않고

함부로
날개를 퍼덕이지
않는다

참새 한 마리도
우습게 보지
않고

날개가 없다고
깔보지도
않는다

새들을
불러 모아
짐승을 공격할 줄도
모른다

죽어가는 토끼를
놀리거나 위협하는
법도 없다

바람의
방향을 알고

빈 나뭇가지에
홀로 내려앉는
법도 없다

산 밑을
내려올 때는
강이 흘러가는 길을
먼저 생각한다

강물 가까이
물고기 웃음소리에
귀 기울이며 물결무늬
수繡를 놓기도
한다

강물 속
물고기들이 노니는
수초들의 흔들림까지도
숨죽여 지켜보다가

구름이 일러주는
하늘길에 무늬를
새겨 넣는다

무리지어
다니지 않아서
외로울 때도
있지만

고독한 정신으로
깨달음을
찾아낸다

상처 주는 일을
가장 두려워하며

상처받는 일에는
두려움을 모르는
각시붓꽃처럼

노을이 타는
강가에 홀로
앉아

참을 수 없는 슬픔을
먹물처럼 머금고
바보 같은 새

그러니까

독수리는
함부로 사랑을
버리지 않는다

-김남권-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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