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送年)

Young girl carrying snow balls in front of parents in park in winter

송년(送年)

출발은
언제나 비장했으나
종말은 항상
허탈이다.

동녘의
첫 햇살 앞에
고개 숙여 경건하게
다짐한 결심이

무참히
무너진 연종(年終)

거창했던
구호와 문신처럼
새겨 넣은
각오

작심삼일이 되어
모래성처럼
무너진
한 해

지나온
한 해를 생각하면
자괴감에
슬프고

이루지 못한
소망들은

 환경
때문이 아니라
게을렀던 내
탓이다.

이맘때만 되면
내 모습은 점점
쪼그라들고

길바닥에 뒹구는
막돌멩이만큼
초라하다.

하지만
눈을 들어
새 캘린더를
바라본다.

잎만
무성한
나무아래

도끼가
날을 서고
있지만

다시
삼백 예순 닷새가
있기에

– 박인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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