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여

젊은이여

젊은이여,
쉴사이 없이
붉은 피가 전신을
순환하는
젊은이여,

그까짓 고통은
세상에 흔히 있는
일이다.

어째서
눈물을 흘리는가,
한숨을 짓는가.

분하고,
아깝지 않으냐,
그 열정의 눈물이,
그 결정의
한숨이.

젊은이여,
더욱이 그것은
마음 약한 사람의
짓이다.

슬퍼할 사람은
따로히 있다,
늙은이다.

젊은 우리는
굳세인 의지(意志)를 갖고,
몸과 마음을
던져

이  세기(世紀)와
싸워  나갈 이 땅의
용사(勇士)가
아니냐,

건아(健兒)가 아니냐.

그러면
젊은이여,
우리는 먼저
지금까지 부끄럼 없이
쓰고 온 거짓의 탈을
아낌 없이
벗어,

타오르는
불길에 훨훨 태워
버리고,

뒷날의
썩어진 거문고는
쉬쓰는 쓰레기통에
집어 던지자.

그리고,
누구앞에 서든지
줄어들지
않을

참된
군복, 투구,
신들매를
든든히
하고,

앞날의 행복을
기약할 수 있는 정의(正義)의
장검(長劍)을
억센 팔뚝에
들어보자

젊은이여.

그래도
우리의 마음이
허락지 않고,

거짓만
따르거들랑

젊은이여,
우리는 참다운
젊은이답게 의를 위한
날카로운 그 칼끝으로

주저말고
우리의 앞가슴을
쿡쿡 찔러

쉬인 피를
쫓고,

살아 뛰는
피만을 남겨두자.

-시詩/황순원-

방가(放歌), 동경학생예술좌 문예부(1934)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