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아름다운 손을
볼 때가
있다

이름 없이
살다 간 이들의
산소를 찾아 꽃을 꽂는
손이라든가

지문도
지워져 버린
늙으신 아버지가

다 큰
아들 딸들의
구두를 닦아주는
손이라든가

장난꾸러기
꼬마의 얼굴을 닦아주는
엄마의 보드라운
손이라든가

그리고 눈보라
휘몰아치는
겨울날

따스한
악수를 하기 위해
오버 주머니에 꼬옥
감싸 넣은

희끗희끗한
머리채를 이고 다니는
노신사의 핏기 없는
오른손이라든가-

이러한
손을 볼 때마다
나는

님의
씨앗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을
생각해 본다

무쇠라도
녹일 수 있는
손에서 뿜어내는
무시무시한 사랑의
열기가

달아오르면
오를수록

님의
씨앗은
종횡무진
발아되리라

거리와
거리를 이어 주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징검다리 손들이
얽혀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나는
인간 삶의
연륜이라는 걸
생각해
본다

-정인상 신부-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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