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천골 물푸레나무 숲에서 




미천골 물푸레나무 숲에서 





작두날처럼
푸른 새벽에

누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개울물이
밤새 닦아놓은
하늘로 
일찍 깬
새들이

어둠을 물고
날아간다



산꼭대기까지
물 길어
올리
느라

나무들은
몸이 흠뻑
젖었지만


햇빛은
그 정수리에서
깨어난다



이기고 지는
사람의
일로


산 밖에
삼겹살 같은
세상을 두고

미천골
물푸레나무
숲에서


나는
벌레처럼
잠들었던
모양이다

이파리에서
떨어지는
이슬이었을까


또다른
벌레였을까


이
작두날처럼
푸른 새벽에


누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이상국-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