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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봄비

한 올 한 올
매화 꽃가지

붉은 색실이
풀리고
있다

흥얼흥얼
수로를 따라
흘러드는

눈 희미한
콧노래

어머니,
아득한 그곳에서
재봉틀 돌리시는지

한 땀 한 땀
흰개미들 내려와
풍경을 꿰매고
있다

낡은
영화 필름처럼

느리게 느리게
재봉틀이
돌아간다

어머니 노루발
지나간 바느질
자국에

다시는
몸 아픈 날들
오지 않으리라

모든 안팎이
사라지리라

-장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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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어린 시절

저녁을 굶고

지붕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는다

삼십촉 전등에

뜰 앞 나무의
풋대추가
비치는데

오는 사람은 없고
오는 비만 있는
저문집

아궁에서
저 홀로 타는
장작소리

설핏
잠이 든 사이
후드득

초롱초롱한
풋대추 한 대접
지붕에 구르는데

밤비에
글썽이며
빛을 내는

옹기들처럼

-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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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Does My Help Come From?

Where Does My Help Come From?

I
lift up
my eyes
to the
hills —

where
does
my help
come
from?

My help
comes from
the LORD,

the Maker
of heaven and
earth.

Psalm 121:2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편 121:1-2

Holy BIBL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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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입춘

아버지의
사진틀을
갈았다

수염을 깎은 듯
미소도 조금
바뀌었다

이발소를 데리고 가던
아버지의 손가락 마디가
두엇 없던 손을
생각한다

언 몸을
금세 녹여주던
이발소의 연탄난로도
생각한다

연통에
쓱쓱 비누거품을 데우던
이발사의 거품붓도
생각한다

전쟁통에
열 번을 살아나와
열한 번을 총알 속으로
되몰려 갔다던

무심한 대화를
생각한다

아무도 몰래
어금니를 꽉 물던
아버지를
생각한다

이미 이십년이 가까워
얼굴 하관이 마구
빠져나오는

낡은
사진틀을 새로 갈아
식탁 의자에
기대놓고

아버지의 관상을 본다

박복한
이마를,
우뚝한 콧날을,

어투를,
기침 소리를
형제들은 골고루
나누어 받았다

길지 않은 인중만은
아무도 물려받지
않으려 했으리ㅡ

허나
그도 알 수는
없다

날은 언제 풀리려나?

강추위다
돌절구에 물이 얼어
쩍하니 금이
갔다

할 수 없이 이번 봄엔
절구에 흙을 담아
꽃을 심으리

아버지가 가꾸던
꽃이 있었던가?

어느 핸가
샘가에 심었던
사철나무만 생각난다

늙도록 꽃도 없이
지루한 나무다

날은 언제 풀리려나

기왓장도
반달도 새파랗게
얼어붙는다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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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 Goulding – Burn (Official Video)

Ellie Goulding –
Burn
(Official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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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PHOTO: Ukraine’s biggest national flag on the country’s highest flagpole and the giant ‘Motherland’ monument are seen at a compound of the World War II museum in Kyiv, Ukraine, December 16, 2021. Picture taken with a drone. REUTERS/Valentyn Ogire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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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모습

봄이 오는 모습

봄은
나 봄입네 하고
오지 않는다

속으론
봄이면서
겉으론 겨울인 양
온다

그러다가
들통이
나면

그때야 비로소
꽃망울을
터트린다

경제도 그렇고
불황에서 호황이나
좋은 일은

그렇게
오는지 모르게
온다

-차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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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fuge for The Oppressed

A Refuge for The Oppressed

The LORD
is
a refuge

for
the oppressed,

a stronghold
in times of
trouble.

Those who
know your
name

will
trust in you,

for you,

LORD,
have never
forsaken

those
who seek
you.

Psalm 8: 9-10

여호와는

또 압제를
당하는 자의
산성이시요

환난 때의
산성이시로다

여호와여

주의 이름을
아는 자는

주를
의지하오리니

이는
주를 찾는
자들을

버리지
아니하심이니이다

시편 8: 9-10

BIBLE/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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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의 하늘

3월 1일의 하늘

유관순(柳寬順)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3월 하늘에
뜨거운 피 무늬가
어려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대지(大地)에
뜨거운 살과 피가
젖어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조국은
우리들의 조국,

우리들의 겨레는
우리들의 겨레,

우리들의 자유는
우리들의 자유이어야
함을 알았다.

아, 만세, 만세, 만세, 만세.

유관순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우리들의 가슴 깊이
터져 솟아나는,

우리들의 억눌림,
우리들의 비겁을
피로써 뚫고
일어서는,

절규하는 깃발의
뜨거운 몸짓을
알았다.

유관순 누나는
저 오를레앙 쟌다르크의
살아서의 영예,

죽어서의 신비도
곁들이지 않은,
수수하고 다정한,
우리들의
누나,

흰 옷 입은 소녀의
불멸의 순수,

아, 그 생명혼의 고갱이의
아름다운 불길의,

영웅도 신(神)도
공주(公主)도
아니었던,

그대로의 우리 마음,
그대로의 우리 핏줄,

일체의 불의와
일체의 악을 치는,
민족애의 순수 절정,

조국애의 꽃넋이다.

아, 유관순 누나,
누나, 누나, 누나,

언제나 3월이면,
언제나 만세
때면,

잦아 있는
우리 피에 용솟음을
일으키는

유관순 우리 누나,
보고 싶은
우리 누나.


뜨거운
불의 마음
내 마음에 받고
싶고,

내 뜨거운 맘
그 맘속에 주고 싶은
유관순 누나로 하여
우리는
처음

저 아득한
3월의 고운 하늘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을
알았다.

-글/박두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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