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개 장터
탁수기씨의 화개 장터에서
반달낫 갈며 한 오십 년 살았지
화개나루에 소금배 들고
복사꽃 피던 이팔청춘에
처음 쇳물 끓이고 풀무질 익혔지
된장 내음 땀내 적시는
저녁 나절이면 운천리 백사장에 누워
하늘의 별을 세었지
아니 아니
운천리 안열 부락 김초시네
둘째딸 생각으로
별이 보이지 않았지
작은 토담 타고 돌다
칡꽃 한 묶음 깨금발로 던지면
꽃내음보다 먼저 토방문이 열리고
그때 처음 사랑을 알았지
섬진강 푸른 강물과
지리산 산바람이
어느 산곡에서 속삭이다
함께 어둠에 드는지도 알았지
그 이쁜
전라도 가스나
동란 끝나고 죽었지
산사람 밥 한 솥 푸짐하게
해낸 죄로 강물되어 떠났지
탁수기씨 화개 장터에서
반달낫 갈며 한 오십 년 살았지
고스레 고스레
거칠은 강바람에
소주 한잔 부으며
앞으로도 한 백년
운천리 백사장 별을 헤겠지.
-글/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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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rown of Beauty
…
and
provide for
those who
grieve in Zion
to bestow on them
a crown
of beauty
instead of ashes,
the oil
of gladness
instead of
mourning,
and
a garment
of praise
instead of
a spirit of despair.
They
will be called
oaks of righteousness,
a planting
of the LORD
for the display
of his splendor.
Isaiah 61: 3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어
그 재를 대신하며
희락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시고
그들로 의의 나무
곧 여호와의 심으신바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이사야 61: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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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나이
천둥 번개가
무서웠던 시절이 있다
큰 죄
짓지 않고도
장마철에는
내 몸에 번개 꽂혀올까봐
쇠붙이란 쇠붙이
멀찌감치 감추고
몸 웅크려
떨던 시절이 있다
철이 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새
한 아이의 아비가 된
나는
천둥 번개가
무섭지 않다
큰 죄
주렁주렁 달고
다녀도
쇠붙이
노상 몸에 달고
다녀도
그까짓 것
이제 두렵지 않다.
천둥 번개가
괜시리 두려웠던
행복한 시절이 내게 있었다
-글/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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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아이슬랜드에 가면
일주일에 한 번
TV가 나오지 않는 날 있단다
매주 목요일에는
국민들이 독서와 음악과
야외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국영 TV가 앞장을 서
세심한 문화 정책을 편단다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돌아와 앉은
우리나라 TV에는
이제 갓 열여덟 소녀 가수가
선정적 율동으로
오늘밤을 노래하는데
스포츠 강국
선발 중진국
포스트모더니즘
끝없이 황홀하게
이어지는데
재벌 2세와
유학 나온
패션 디자이너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주말 연속극에 넋 팔고 있으면
아아 언젠가 우리는
깡통이 될지도 몰라
함부로 짓밟히고
발길에 채여도
아무 말 못 하고
허공으로 날아가는
주민증 번호와
제조 일자가 나란히 적힌
찌그러진
깡통이 될지도 몰라
살아야 할 시간들
아직 멀리 남았는데
밤하늘 별들
아름답게 빛나는데.
-글/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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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 to Him a New Song
Sing
to him
a new song;
play skillfully,
and shout for joy.
For
the word of
the LORD is
right and true;
he is
faithful
in all he does.
The LORD
loves
righteousness
and justice;
the earth is
full of
his unfailing love.
Psalm 33: 3-5
새 노래로
그를 노래하며
즐거운 소리로
공교히 연주할찌어다
여호와의
말씀은 정직하며
그 행사는
다 진실하시도다
저는
정의와 공의를
사랑하심이여
세상에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충만하도다
시편 33: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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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편지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의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글/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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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절정이다
하늘에 솔개가
날고 있을 때
지저귀던 새들이
숲으로 날아가
숨 쉰다는 걸
알았을 때
경찰을 피해
잽싸게
골목으로 숨던
그때를 생각했다
맞바람에
나뭇잎이 뒤집히고
산까치가 울면 영락없이
비 온다는 걸
알았을 때
우산도 없이
바람 속에 얼굴을 묻던
그때를 생각했다
매미는
울음소리로
저를 알리고
지렁이도 심장이 있어
밟으면 꿈틀한다는 걸
알았을 때
슬픔에 비길 만한
진실이 없다고 믿었던
그때를 생각했다
기린초는 척박한
곳에서만 살고
무명초는 씨앗으로
이름값한다는 걸
알았을 때
가난을 생각하며
‘살다’에다 밑줄 긋던
그때를 생각했다
제 그림자
밟지 않으려고
햇빛 마주 보며 걸어갔던
시인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고독에 비치는 것이
시라는 걸
알았을 때
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던
그때를 생각했다
돌아보면
그때가 절정이다
-글/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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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I will
pour water
on the thirsty land,
and
streams
on the dry ground;
I will
pour out my Spirit
on your offspring,
and
my blessing
on your descendants.
They will
spring up like grass
in a meadow,
like
poplar trees
by flowing streams.
Isaiah 44: 3-4
대저 내가
갈한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며
나의 신을
네 자손에게
나의 복을
네 후손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풀 가운데서 솟아나기를
시냇가의 버들 같이 할 것이라
이사야 44: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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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is great all the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