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에 대하여

다시 시에 대하여

시의 내용은
생활의
내용

내 시에는
흙과 노동이
빚어낸

생활의 얼굴이
없다

이제
그만 쓰자

시를
써야겠다는
생각도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자

가자

씨를
뿌리기 위해
대지를 갈아엎는
농부의 들녘
으로

가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물과 싸우는
가뭄의 논바닥
으로

가자

추위를
막기 위해
북풍한설과 싸우는
농가의 집
으로

내 시의
기반은 대지다

그 위를
찍어내리는
곡괭이와 삽의
노동이고

노동의 열매를
지키기 위한
피투성이의
싸움이다

대지 노동 투쟁—-

생활의
이 기반에서
내가 발을
떼면

내 시는
깃털 하나
들어올리지
못한다.

보라

노동과
인간의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생활의 적과
싸우는 이 사람을

피와 땀과
눈물로 빚어진

이 사람의
얼굴을

-김남주·시인-
(1946-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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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s of Good Men

The Ways of Good Men

Thus you will walk
in the ways of good men
and keep to the paths
of the righteous.

For the upright
will live in the land,
and the blameless
will remain in it;

but the wicked
will be cut off from
the land, and
the unfaithful will be
torn from it.

Proverbs 2: 20-22

지혜가 너로
선한 자의 길로
행하게 하며
또 의인의 길을
지키게 하리니

대저 정직한 자는
땅에 거하며
완전한 자는
땅에 남아 있으리라

그러나 악인은
땅에서 끊어지겠고
궤휼한 자는 땅에서 뽑히리라

잠언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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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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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방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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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시

그 겨울의 시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이는데

할머니는
이불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까

소금 창가
옆 문 퉁이는
얼어 죽지
않을까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까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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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rogant

The Arrogant

For
you
are not
a God

who is
pleased with
wickedness;

with you,

evil people
are not
welcome.

The arrogant
cannot stand
in your presence.

You
hate all
who do
wrong;

you
destroy
those who
tell lies.

The bloodthirsty
and deceitful

you,
Lord,

detest.

Psalm 5: 4-6

주는
죄악을 기뻐하는
신이 아니시니

악이
주와 함께
머물지 못하며

오만한 자들이
주의 목전에 서지
못하리이다

주는
모든 행악자를
미워하시며

거짓말하는 자들을
멸망시키시리이다

여호와께서는
피 흘리기를
즐기는 자와

속이는 자를
싫어하시나이다

시편 5: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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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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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요즘 애들

잘하는 요즘 애들

프린터기가
말썽이다

애물단지를
버리든가
고치든가

이게
대기업의
수준인가요?

하루에
기본 다섯 번을
1층에서 2층으로

걸어야 하는
에스컬레이터
아니면 계단으로

왼쪽
후문 쪽에서
오른쪽 정문
쪽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프린터기를
하나 놔주면

이런 고생은
해도 텐데

겨우
만원이
아까워서

사람을
갈아 버린다

여자는
욕이란 욕을
입에 담지만

차마
입을 벌리진
못한다

멋쩍게
서로한숨만

낡고
늙은 마트에
새로 생긴 매장의
취급은 정도

[자리 비움]

자기는
자꾸 마음대로
자리를 비워?

일하기 싫어?

하필
매니저가
없는

혼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본부장이
찾아온다

억울한
아르바이트생은
그나마 매니저보다
깡다구가 있다

프린터기가
2층에 있어서
왔다 갔다 하려면
어쩔 ,

말대꾸도 하고
요즘 애들
무섭다

눈이 순간
흰자로 뒤덮여진
아르바이트생을
보고

머리 빠진
본부장은 혀를
찬다

죄송합니다

속으로
본부장이 매장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으론 여전히

전예지

(2022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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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론論/신작詩


이름론論/신작詩

살짝 이름 난
이름이

청출어람이 아닌
돈출어람으로
PR을 푼다

제자가
이름이 나야
더 많은 제자가
올 것이고

그래야
비지니스가
돌아갈 것이고

먹고
살아야 하니
어쩔 수 없고

목소리를 높이고
침방울을 널리
날려야 하고

그래서
돈이 돈을 벌고
돈이 이름을
만들고

사고 팔고
동네 오일장인가?
아니, 시詩문학
오일장이라나
뭐래나


돈이야

수작秀作이
수작이라니까

돈이
이름을
만든다니까

시詩
사회까지 와서
레슨이다 뭐다
돈판이야

심장이 살아있는
가난한 시인이
부끄럽다

이름론論 좀
그만 하시게

-정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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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유의 물/신작시詩

구유의 물/신작시詩

구유에
물이 있어요

들여다 보니
버리지 못하고
속이고 또 속이는

남편과
아이들과
시어머니와
어머니가 보여요

다시
들여다 보니
간격이 다정한
애인들이 가족과 다
함께 있어요

간음을
탐하던 시절
이산포길 머리위에
이고 다니던
애인과

다시
날 애타게 부르는
오래된 애인이
보여요

장면이
지나가고
새 장면을 들여다
봤어요

내가
적대하고
박대하던
외국인 이민
노동자들의

눈길 안쪽
깊숙한 곳이
촉촉해져서 나를
쳐다봐요

내가
오르기 위해

밟고
짓누르고 속이고
잡아먹고 이용한
것들이

뻔뻔한 나를
들여다 봐요

장면이
다시 돌아가요

애인에게
정신이 팔려
돌보지
못한

치매 어머니의
눈길 안쪽 깊숙한 곳이
촉촉해요

하루는 부처
하루는 예수

공격과 수비가
필요할 때 소환하는
인스트루먼트*
지요

그리스도의 시작은
왜 구유였으며

끝은 왜 십자가
였을까요

-황개숙-

인스트루먼트:
instrument.
도구, 기구,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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