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의 추억


장마의 추억
​
어릴 적 장마는
긴 기다림이다

물 새는
지붕과 벽면
곰팡이가

전장의
기념비 같은
커다란 지도를

상처처럼 남겨
고단하게 살아가던
궤적으로
쌓였다
​
우묵
배미 안마당
정강이 넘게 흙탕물이
문지방에 찰랑
거릴 때쯤

붉은 기와
용마루에도 틈이
자라서

하늘이 보이고
천장을 적시며
영토를
넓혀가
​
물받이 그릇이
방 안 가득하던
시절에도

우리는
강가로
물 구경 갔다

-강정식-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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