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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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 on Canvas ‘ Sun Flower’
by Jung Nam Cho ( 조정남)

사랑한다는 말
-김재진-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 속엔
눈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들어 있다.

누가 누구에게
사랑 받는다고 하는 말 속엔
햇빛처럼 가득한 따뜻함이 들어 있다.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거나
누가 누구를 한없이
기다린다는 말 속에
숨어 있는 예쁜 가시,

누구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보다
예리한 아픔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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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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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Wood Cut Print  ‘Phenomenon’
By Dong Suk Kang (강동석)

 

 그는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움녕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
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나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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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Dw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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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y Jin Geol Son (손진걸)

Your Dwelling

If you make the Most High
your dwelling — even the LORD,
who is my refuge —

then no harm will befall you,
no disaster will come near your tent.
Psalm 91: 9-10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시라 하고
지존자로 거처를 삼았으므로

화가 네게 미치지 못하며
재앙이 네 장막에 가까이 오지 못하리니
시편 91: 9-10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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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멀리서
반짝이는
아름다운 빛

짙푸른 하늘
날아 갈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
피어나는 꿈

청빈하게
빛나는
억겁의 외로움

-편안한 언덕/ 이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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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ely He Will Sa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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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uck Hyun Kim (김덕현)

Surely He Will Save You

I will say of the LORD,
“He is my refuge and my fortress,
my God, in whom I trust.”

Surely he will save you
from the fowler`s snare
and from the deadly pestilence.
Psalm 91: 2-3

내가 여호와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나의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이는 저가 너를
새 사냥군의 올무에서와
극한 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
시편 91: 2-3

슬픔이 없는 십오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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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ink drawing ” composition ”
Art by Dong Suk Kang

슬픔이 없는 십오초

-심보선-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
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
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

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
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
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그 뒤를 따른다
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 먹고 있다
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하다

나는 길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다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속 꿈 동산
이제 막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으나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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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at Rest onc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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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y Son Jin Geol ( 손진걸)

 

Be at Rest once More

Be at rest once more
O my soul,
for the LORD
has been good to you.

For you,
O LORD,
have delivered
my soul from death,
my eyes from tears,
my feet from stumbling,
Psalm 116: 7-8

내 영혼아
네 평안함에 돌아갈지어다
여호와께서 너를 후대하심이로다

주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내 눈을 눈물에서,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셨나이다
시편 116: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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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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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 Painting by Edgar J. (전명덕)

간판 없는 거리

정거장
플랫포옴에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 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
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 
파랗게,
불붙는 문자도 없이

모퉁이마다
자애로운 헌 와사등에
불을 켜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 사람들

다들,
어진 사람들.

봄, 여름,
가을,겨울
순서로 돌아들고.

글/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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