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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죄

새들이 벌레를
잡아먹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도

죄가
안 되느냐고
물었어요.

할아버지는
그건 죄가 아니라
했어요.

할아버지는

내가
거미를 잡을 때
잠자리를 잡을 때
죄를 짓는다 해놓고서

거미가
잠자리를
잡아먹고

성큼발이가
거미를 잡아먹는 건
아무 죄가 안 된다
해요.

그것들은
살만치만
잡아먹고

몰래 어디다
쌓아두고서

썩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라
했어요.

-임길택-
(1952-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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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Good and Perfect Gift


Every Good and Perfect Gift

Then,
after desire
has conceived,

it
gives
birth to
sin;

and sin,
when it is
full-grown,
gives birth to
death.

Don’t
be deceived,

my dear
brothers and
sisters.

Every
good and
perfect gift is
from above,

coming down
from the Father
of the heavenly
lights,

who
does not
change like
shifting shadows.

James 1:15-17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속지
말라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

야고보서 1:15-17

Holy BIBL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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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과 발로 무엇을 할까

내 손과 발로 무엇을 할까

​
세끼 밥 굶지 않고
나 혼자 등 따뜻하다고
행복한 게
아닙니다.

지붕에 비 안 새고
바람 들이치지 않는다고
평화로운 게
아닙니다.

내가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습니다.

내가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 옮길 때 작은 벌레와
풀잎이 발 밑에서
죽어갑니다
​
​남의
허물을 일일이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아당기던
손아귀와

남의
얼굴을 함부로 치던
주먹을 거두어야 할
때입니다.
​
가진 것을
나누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해야 우주가
따뜻해집니다.

내 손을 행복하게
써야 할 때입니다.

내 발을 평화롭게
써야 할 때입니다.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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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부탁

간단한 부탁
​
지구의 한 쪽에서
그에 대한 어떤 수식어도
즉시 미사일로
파괴되고

그 어떤 형용사도
즉시 피투성이가
되며

그 어떤 동사도
즉시 참혹하게 정지하는
전쟁을 하고
있을 때,
​
저녁 먹고
빈들빈들
남녀 두 사람이

동네 상가
꽃집 진열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풍경의 감동이여!
​
전쟁을 계획하고
비극을 연출하는
사람들이여

저 사람들의
빈들거리는 산보를
방해하지
말아다오.
​
저 저녁 산보가
내일도 모레도
계속 되도록

내버려둬 다오.

꽃집의 유리창을
깨지 말아다오.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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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Rules Over The Nations

He Rules Over The Nations

All
the ends of
the earth will
remember and turn
to the Lord,

and
all the families of
the nations will
bow down
before
him,

for
dominion
belongs to
the Lord

and

he
rules over
the nations.

All
the rich of
the earth will
feast and
worship;

all
who go down
to the dust will
kneel before
him—

those
who cannot
keep themselves
alive.

Posterity
will serve
him;

future
generations
will be told about
the Lord.

They
will proclaim
his righteousness,

declaring
to a people yet
unborn:

He
has done
it!

Psalm 22:27-31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의 앞에
예배하리니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
주재심이로다

세상의
모든 풍성한 자가
먹고 경배할
것이요

진토 속으로
내려가는
자

곧
자기 영혼을
살리지 못할 자도

다
그 앞에
절하리로다

후손이
그를 섬길
것이요

대대에
주를 전할
것이며

와서
그의 공의를
태어날 백성에게
전함이여

주께서
이를 행하셨다
할 것이로다

시편 22: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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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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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귀업 할머니의 독백

정귀업 할머니의 독백

​52년,

삼팔선은
당신과 나의 몸을
갈라놓았지만

마음까진
가두지 못했다네

풋내기 숫처녀가
당신 품에서 옷고름
풀었던 밤,

그 밤을
끌어안고 반백년을
살았다네

빛 바랜
당신 사진
들여다보며

밤낮으로
당신을 불렀지만
바람도 구름도

당신 소식 한 장
물어다 주지
않았다네

사람들은
52년을 길다고
말하지만

지나고 나니
잠시 잠깐,

무심한 세월은
철조망을 넘나들며
당신과 내 삶에

주름살만 키웠다네

검은머리
파뿌리로 만나
허리춤에 노잣돈
쥐어주며

통일되면
다시 만나자고
손가락 걸었지만,
​
꺼지지 않는 불씨 하나

당신 없는 방 가운데
화롯불로 피워
놓고

남은 날은

당신이
내 가슴에 심은
情 하나씩 구워 먹으며
살라네

치마폭에 담아 온
눈물, 알알이
엮어

당신 목에 걸어 줄
그날 위해
살라네

신새벽 머리맡에
정한수 떠놓고

통일아ㅡ
내 사랑 데리고
어서, 어서
오라고

빌고 또 빌라네

-김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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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세상을 위하여

 

생명평화세상을 위하여

​꽃들 어여쁘다

키 큰 나무들의
꽃그늘 아래

다투지 않고
피어난 키 작은
꽃들

평화롭게
산다는 것은

나를 온전히
비워내는
것이네

생명평화
세상으로 가는
길

나를
끊임없이
나누어주는
것이네

아낌없는 것이네
고집하지 않는
것이네

내가 바로 서는
길이네

내가 바로 사는
일이네

그 길 즐겁고
행복한 일 결코
아니라네

더불어 함께
사는 일이란
고통스러운
일이네

내 이웃의 슬픔을,
그 흐르는
눈물을,

이 땅과
나아가 세상의 절망을
나누어지겠다는
일이네

그것
머릿속에서
다져서는 나오지
않는다네

가슴 뜨거운
각오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다네

쫓기고
내몰려보았는가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지쳐 보았는가

그리하여
세상을 원망하고
좌절해보았는가

때로
도둑의 마음
품어 보았는가

그 솟아나는 마음에
분노해보았는가

그 솟아나는 마음에
분노해 보았는가

적개심으로
치떨어보았는가

진실로
벌거벗지 않고는
어렵고 어려운
일

나를 온통
내놓지 않고는
함께 할 수 없는
일

참 생명으로
산다는 일

참으로
힘겨운 일이네
​
비로소
눈을 뜬다는
것이네

귀를 연다는
것이네

눈 들어
귀기울이면
세상은 상처투성이들

소외당한 것들이,
외면 당한 것들이

잊혀지고
버림받은 것들
떠돌며 아우성이네

더불어 산다는 것은
한 그루 나무를 세상에
심는 것이네

그 나무에 물을 주고
거름을 내는 일이네

사람들의
마음속에 푸른 나무를
드리우며 산다는
일이란

나와 더불어 사는
모든 생명을 아끼고
지켜준다는
것이네

산에 들에 새들과
어린 짐승들 겁 없이
뛰어 놀고

갯벌이
강물이 바다가
흘러온 길 막힘 없이
우리 곁에 있게 한다는
것이네

지친 이들의
그늘이 되고

지팡이가 되고
집이 되고

눈 먼 이의 눈이 되고
말 못하는 이의 입이 되어
더불어 산다는
것이네

꼭 껴안아 준다는 것이네

그 세상 정말이지
살맛나는 세상
아닐 것인가

거기
사랑과 조화로 가는
늘 푸른 나무가,

거기
화해와 상생으로 가는
튼튼한 나무가

뿌리내릴 것이네

생명이
샘처럼 넘실거릴
것이네

평화가
따뜻한 품안으로
깃들 것이네

생명평화세상
가득할 것이네

-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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