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걸음마

1f3b2d0c898db54fc6d587fe6a35232f
Photo by Dae Kim

아빠에게 걸음마

친한 언니가 어느 날
정말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날며야, 이런 이야기 좀 그렇지만,
혹시… 아버님 돌아가셨니?
내가 말하다가 실수를 할 것 같아서..“

“네?! 아니요! 아니요!”

내가 아빠 이야기를 밖에서
정말 안하긴 안하나보다.
다른 집들은 아빠와 딸 사이가 가깝다 지만,
나와 아빠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정말 ‘인사’만 하는 사이였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빠가 바빴다.
아빠가 집에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고,
내가 성장하고 나서부터는 내가 엄청 바빴다.
내가 집에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전혀 친해지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내가 결혼을 했다.

결혼 식 전날 아빠와 딸이 손을 잡고
웨딩마치를 연습하는 그 흔한 텔레비전 속
따듯한 장면도 우리 집엔 없었다.
나는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결혼식 날
아빠의 손을 잡았다.

나는 질풍노도, 아니 폭풍노도?
대참사의 시기를 고3때 겪었는데,
정말 그 사춘기의 시기를 되돌아보면,
나는 그 시대 대표적인 반항아였음이 틀림없다.

아빠는 어떻게든 나를 고치고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 멀리 도망갔다.

그 날도 아빠가 나를 불러 이러면 안 된다고,
한참 말씀하셨는데, 내가 계속 말대답을 하니까.
결국 좋게 말하던 아빠도 화가 나서 물었다.

“ 너는 도대체 부모님을 존경하는 거야 !안 하는 거야!”

나는 3초도 되지 않아 대답했다.

“안 하는데요?”

당황한 아빠가 되물었다

“뭐!? 너를 낳아주신 부모님을 존경 안 해?”

“낳기만 하면 존경하나요?
아빠가 장보고도 아니고, 이순신도 아니고
세종대왕도 아니고, 이성계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어떻게 존경해요? 무엇을?“

나는 내가 국사시간에 배운 모든
알고 있는 위인들을 열거하며,
(이러라고 배운 게 아닐 텐데..)
내가 생각하는 존경이란 무엇이고,
엄마와 아빠는 그 존경에 해당하는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로 존경하지 않는다고 한 마디 한 마디
꼽아 말했다.

아빠는 그 날 처음으로 날 때렸다.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손바닥을 때렸는데,
나는 그 한 대 한 대가
엄마한테 맞을 때보다
훨씬 더 아팠다.

시간이 흘렀고,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그 뒤에도 우리는 서먹한 사이였으므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아빠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인정받을 곳이 , 고생을 보상받을 곳이
자식밖에 없다.

‘아빠 고마워요! 아빠 덕분에! 학교도 다니고,
예쁜 옷도 사 입고! 맛있는 것도 먹고!‘

이런 말을 들으면,
그동안의 고생도 매일 매일의 피곤함도
씻겨 내려가는 건데..

당신은 존경할 만한 일을 단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존경할 만한 삶을 살지 않았다는
말을 한 나는
도대체 뭐하는 인간인가

그 말을 들은 아빠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삶의 회의를 느꼈을까.

인생에 만약 숙제라는 것이 존재 한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 이라는 것이 존재 한다면,
그것은 아마 아빠에게 사과하고,
아빠와 친해지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운 이런 일이
내게는 숙제로 느껴질 만큼 어렵지만…

작년 아빠 생일에는
“아빠 생일 축하해요” 라고 말했다.
아빠는 “우리 딸이 왠일이야! 애 낳더니! 많이 달라졌구나 고마워”
라고 말해주었다.

이번 설에는
“아빠 건강 하세요”
라고 말할 것이다.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우는 것처럼
그렇게 천천히 포기하지 않고,
아빠에게 이제 다가갈 것이다.

당연히 아빠를 존경해요. 사랑하고요…..
이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글/날며-

<날며의 결혼일기 中- 아빠에게 걸음마>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The Counselor

IMG_6708

The Counselor

But the Counselor,
the Holy Spirit,
whom the Father will send
in my name,
will teach you all things
and will remind you of everything
I have said to you.

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you.
I do not give to you as the world gives.
Do not let your hearts
be troubled
and do not be afraid.
John 14: 26-27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요한복음 14: 26-27

LLCN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새해 새 아침은

a9430fe56f41938f6ad7edc8a8414216
Art by Elizabeth Keith(1887-1956)

새해 새 아침은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 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글/신동엽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Happy Lunar!!

어머니의 훈장

imageArt by Edgar J. ( 전명덕)

어머니의 훈장

-이정규-

하얀솜
온 동네를 뒤덮었다
초가지붕 사이로
굴뚝에선 연기가 바람에 춤을 추고
아궁이에선
어머니의 부짓깽이가 바쁘게 움직인다.

삶이 궁핍하여도
오직 자식 위한 일념 하나만으로
먼동이 트기도 전에
집 앞 개울가 얼음을 깨서
맨손으로 빨래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선
소 여물을 끓여내는 어머니 ,

그리고 곧바로 아침밥 준비로
장작 몇 개를 아궁이에 쑤셔 넣어 놓고
아기를 업은 채 물동이를 이고

동층을 지나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에 피가 흘러도
포대기에서 손을 놓지 않으셨던
내 어머니

그 흉터가 생을 달리하실 때 까지
선명하게 훈장으로 남아 있던
모습이 너무도 애닯다.

눈 내리는 밤
구정이 다가오는 이 밤이
잠못이루는 밤이 되는 것인가

어머니의 그때 그 어려운 시기의 일들이 이토록
내 기억을 떠나지 못함은 중년이 되어버린
내 자신의 나약함이 함께 하는 것 일까

기일이 다가오니
허전함이 함께 하는 것 인가
그리운 내 어머니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As the Father has Loved Me

3a71d5e4cfe6b2858d44383068de1d64

As the Father has Loved Me

“As the Father
has loved me,
so have I loved you.
Now remain in my love.

If you
obey my commands,
you will
remain in my love,
just as I have obeyed
my Father`s commands
and remain in his love.

I have told you this
so that my joy may be in you
and that your joy may be complete.

My command is this:
Love each other
as I have loved you.
John 15: 10-12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함이니라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
요한복음 15: 10-12

LLCN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Art by Choe, Soon Min>

나의 소망

2a29449c3af0fc6ea49242297f770f0d
Art by Edgar J. (전명덕)

나의 소망

정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리라

그렇게
맞이한 이 해에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하늘같이 신뢰하며
욕심 없이 사랑하리라

소망은
갖는 사람에겐 복이 되고
버리는 사람에겐
화가 오느니

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후회로운 삶을 살지 않고

언제나
광명 안에서
남을 섬기는 이치를
배우며 살아간다.

선한 도덕과
착한 윤리를 위하여
이 해에는 최선을 다하리라.

밝음과 맑음을
항상 생활 속에 두라
이것을 새해의 지표로 하리라.

-글/황금찬-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Friends

IMG_6502

Friends

I no longer
call you servants,
because a servant does not know
his master`s business.
Instead,
I have called you friends,
for everything that I learned
from my Father
I have made known to you.

You did not choose me,
but I chose you
and appointed you
to go and bear fruit —
fruit that will last.
Then the Father will give you
whatever you ask in my name.

John 15: 15-16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니라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과실을 맺게 하고
또 너희 과실이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니라
요한복음 15: 15-16

LLCN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가슴 아픈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IMG_6585

가슴 아픈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별에서
소리가 난다
산 냄새 나는 숲 속에서

또는
마음 젖는 물가에서
까만 밤을
맞이할 때

하늘에
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자작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을
향해 자라는 밤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겨울은 더 깊어
호수가 얼고한숨 짓는 소리
가만히 누군가
달래는 소리

쩌엉쩡
호수가
갈라지는 소리
바람 소리

견디기 힘든 마음 세워
밤 하늘 보면
쨍그랑 소리 내며
세월이 간다

-글/김재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