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평화론

김치찌개 평화론

 김치찌개
하나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는
식구들의 모습 속에는

하루의 피곤과
침침한 불빛을 넘어서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 같은 것이 들어 있다

실한 비계 한 점
아들의 숟가락에
올려 주며

야근 준비는
다 되었니
어머니가 묻고

아버지가
고추잎을 닮은
딸 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지 그렇게 애기할 때

이 따뜻하고
푹신한 서정의 힘 앞에서

어둠은 우리들의
마음과 함께 흔들린다

이 소박한
한국의 저녁 시간이
우리는 좋다

거기에는
부패와 좌절과

거짓 화해와
광란하는 십자가와 

덥석몰이를 당한
이웃의 신음이 없다

38선도 DMZ도
사령관도 친일파도

염병헐,
시래기 한 가닥만 못한
이데올로기의 끝없는
포성도 없다

식탁 위에
시든 김치
고추무릅 동치미
대접 하나

식구들은
눈과 가슴으로
오래 이야기하고

그러한 밤
십자가에 매달린

한 유대 사내의
웃는 얼굴이 

점점 커지면서

끝내는 식구들의
웃는 얼굴과 겹쳐졌다

-글/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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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Wait in Hope

We Wait in Hope

We
wait
in hope
for the Lord;

he
is
our help

and
our
shield.

In
him
our hearts
rejoice,

for
we trust
in his holy
name.

Psalm 33:20-21

우리
영혼이
여호와를
바람이여

그는
우리의 도움과
방패시로다

우리
마음이
그를 즐거워함
이여

우리가
그의 성호를

의지
하였기
때문이로다

시편 33:20-21

Holy BIBL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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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가
플라스틱 악기를
부- 부- 불고
있다

아주머니
보따리 속에
들어 있는
파가

보따리 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다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려고
뛰어오신다

무슨 일인지
처녀 둘이

장미를 두 송이
세 송이 들고
움직인다

시들지 않는
꽃들이여

아주머니
밤 보따리, 비닐
보따리에서

밤꽃이
또 막무가내로
핀다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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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우정

등덩굴 트레이스
밑에 있는
세사발

손을 세사 속에
넣으면 물기가 있어
차가웠다.

왼손이
들어있는 세사위를
바른 손바닥으로

두들기다가
왼손을 가만히
빼내면

두꺼비집이
모래 속에

작은 토굴같이
파진다.

손에
묻은 모래가
내 눈으로
들어갔다.

영이는
제 입을 내 눈에
갖다대고

불어주느라고
애를 썼다.

한참 그러다가
제 손가락에
묻었던
모래가

내 눈으로
더 들어갔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영이도 울었다.
둘이서 울었다.

어느 날 나는
영이 보고

배가 고프면
골치가 아파진다고
그랬다.

“그래 그래” 하고
영이는 반가워
하였다.

그때같이
영이가 좋은 때는
없었다.

-피천득-(191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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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n, The Moon and The Stars

The Sun, The Moon and The Stars

the sun
to govern
the day,

His love
endures
forever.

the moon
and stars
to govern
the night;

His love
endures

forever.

Psalm 136: 8-9

해로
낮을 주관케
하신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달과 별들로
밤을 주관케
하신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편 136: 8-9

Holy BIBL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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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의 기도


입추의 기도

여름
한복판에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자연의
계절 변화에
담긴 뜻을 헤아리게
하소서.

첫걸음마를 뗀
가을

갓난아기
같지만

무럭무럭
잘 자라서
멋진 계절이 되게
하소서.

인생을
살아가다가
너무 힘든 때를
만나더라도

고통과 슬픔의
한가운데서

희망을
선포하게 하소서.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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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2021)

Bicycle

두 발을 구르며
볼 수 없는 그댈 마주해
언제나처럼 날
맞아주는 몇 센치의 떨림

I wanna keep the bass down low
벌써 내 마음은 주말 mode
I don’t see no open cars, no open bars
나쁘지 않아 온전히 혼자인 road
섬처럼 떠있는 사람들의 마음
어쩌면 오지 않을 듯한 밤
지평선을 걸어가 또 굴러가
우리가 정한 저 소실점으로

슬프면 자전거를 타자
바람을 두 발 아래 두자
오 자전거를 타자
두 팔을 자유로이 벌리며

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가끔은 굴러가게 둬
자전거 바퀴처럼
찾을 게 있어
오후의 간식처럼
이 작은 순간을 위해 살아온 것 같아
두 바퀴 위에선 다 사사로운 한낮의 꿈
Feel the roof, smell the truth
멀지 않아 기적은
어떤 얼굴을 해도 지금은 괜찮아
진짜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땅에서 발을 떼
저 새를 닮은 태
섬처럼 떠있기로 해
바람을 따라 춤춰
Yeah 울어도 돼
원래 행복하면 슬퍼

슬프면 자전거를 타자
바람을 두 발 아래 두자
오 자전거를 타자
두 팔을 자유로이 벌리며

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라라라라라
나나나 나나나
라라라라라

늘 자전거에 대해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모노를 내놓은 지 어느덧 3년이 되어가고,
기약 없는 다음 시리즈의 준비에 스스로도 지쳐
페스타라는 좋은 핑계(!) 로 자전거 송을 만들고
이참에 내놓아보자 결심하게 되었어요 !

우여곡절 끝에
2-3월에 정신없이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희영이 형의 기타연주 위에 멜로디와 가사를 얹어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자전거를 타면서 노랫말을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흥얼거렸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인데요..

커버는 평소 흠모해오던 문성식 작가님을 만나
직접 부탁드렸습니다. 작가님 평소 드로잉 스타일대로
아주 마음에 드는 아트웍이 나온 것 같아요.
치기 어린 결심에 함께해주신 희영이 형과
문성식 작가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

저는 자전거를 타는 것이 늘 설레지만,
페달에 두 발을 얹으면 언제나 조금 슬픈 기분이 돼요.
무언가 그리운 것들이 많아서인지..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면허가 없어 아직 차를 운전해보지 못해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제겐 드물게 물리적으로
가장 자유롭다고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그런, 연습생 때부터 늘 자전거를 타오며
생각했던 잡히지 않는 흐릿한 풍경들을 노래로
옮겨보고 싶었어요.

슬프지만 신나는,
조금 차갑지만 따뜻한 느낌들을요.

이 노래가 여러분의 playlist에 오래도록 남아
여러분의 자전거 송이 되길 바라면서.
작은 선물처럼 들어주시고 받아주신다면
저는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나날이 좋은 날입니다.
슬프면 자전거를 타자구요 !
저도 늘 그럴게요.

(2021)

-남준-

Produced, written and arranged by RM, John Eun

Mix Engineer – 정우영 @ HYBE Studio
Mastering Engineer – Chris Gehringer @ Sterling Sound
Cover Artwork – Sungsic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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